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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에 배민에서 100원을 선물하려면 우리가 해야하는 일들 

2022.05.10

4월 1일 만우절. 일 년 중 단 하루,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 많은 서비스들이 이 날에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하루짜리 귀여운 장난을 위해 몇 달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어딘가 숭고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리고 지난 4월 1일 배민 선물하기에도 긴 시간 벼려 온 장난이 공개되었습니다. 바로 큰 선물을 주는 ‘척’하면서 100원, 500원 같이 작은 금액을 선물하는 이벤트였는데요. 누가, 왜, 어떻게 이 장난을 준비했는지 이야기 해줄 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만우절_복권_100

배민 선물하기에서 진행한 만우절 이벤트.

첫 화면에는 큰 금액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원, 500원짜리 작은 금액인 반전 카드를 만우절 한정으로 만들었다. 평소 5천원부터 보낼 수 있었던 선물 금액을 100원 단위로 낮추고, 재치있는 카드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인터뷰 참여*

오선정(디자인, 푸드플랫폼콘텐츠디자인파트), 이동민(마케팅, 푸드플랫폼마케팅파트)

곽민경, 김지원, 송요창, 신지혜(기획/개발, 선물하기서비스팀)


Q. 이번 만우절 선물하기 이벤트를 보자마자, ‘와! 나도나도!’ 하면서 친구들에게 만우절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그러면서 꼭 뒷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요. 이 이벤트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동민(마케팅): 4월은 다른 달과 비교해서 선물하는 날이 없는 시기거든요. 2월이나 3월은 졸업/입학시즌이기도 하고, 밸렌타인데이 같은 날이 있어서 선물하는 이슈가 많아요. 그래서 4월에도 선물의 모먼트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만우절을 활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온라인 상품권을 선물하는 경험이 10-20대에게 많으니까 그 유저들이 더 많이 써 볼 수 있도록 해보자라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마케터와 디자이너, PM이 모여서 매주 주간회의를 하는데 2월 말 주간회의에서 만우절 이벤트 이야기가 시작됐고, 그 때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Q. 2월 말이면 한 달 이상 준비를 했다는 건데 원래 이정도 걸리나요? 아니면 보통보다 오래 걸렸나요?

😊동민(마케팅): 기존에 했었던 것보다 오래걸렸어요. 100원같은 소액권 선물도 처음 해본 것이었고요. 배민에서 선물을 한 다음에 톡으로 공유를 하면 보내면 원래 하단에 선물 금액이 같이 나오거든요. 이번 이벤트가 큰 금액을 선물하는 척 하면서 작은 금액을 선물하는 게 매력인데 선물을 확인하기도 전에 금액을 알아버리면 재미가 없으니까 금액을 감추는 작업을 하느라고 시간이 걸렸어요.

Q. 그런데 100원짜리 같은 소액권은 왜 없었나요? 

🎈민경(PM): 너무 소액이면 선물의 가치가 덜 하지 않을까… 주는 사람도 그렇고 받은 사람도 민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령층이 어릴 수록 기존의 가장 작은 금액인 5천원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도 하고, 타 서비스에서 몇 백원짜리 선물이 있는데 상당히 인기있는 상품으로 주고 받더라고요. 그래서 100원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고요. 100원이 가볍게 농담삼아 던지는 유쾌한 금액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해봤습니다. 

Q. 가볍게 농담삼아 던지는 유쾌한 금액이라… 맞네요. 이거 제가 꼭 쓰겠습니다!(웃음) 아이디어에서는 0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실제로 0원은 왜 진행하지 않았나요? 

🥨지원(PM): 이 이벤트에는 선물을 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보자는 취지가 있었는데요.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을 다 주고 싶었고, 받아서 배민에서 사용하는 것까지 경험을 주고 싶었는데 0원은 그럴 수가 없어서 하지 않았습니다.  

Q. 그럼 혹시 가장 많이 선물된 금액은 얼마인가요?

🎈민경(PM): 역시 100원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 다음은 금액이 높아지는 순으로 많이 보내졌어요.

Q. 그렇다면 전체 이벤트 결과는 어땠어요? 잘 됐을 거 같은데요.

🎈민경(PM):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참여하셨어요. 선물하기 오픈 이후 거의 처음보는 숫자여서 모두 깜짝 놀랐어요. 

Q. 처음보는 숫자요? 어느 정도 였는지 살짝 공개 가능할까요? (웃음)

💻지혜(백엔드):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 드리기보다는… 5월 가정의 달에는 트래픽이 더 늘어날텐데 정신이 바짝 들었던 숫자였어요. 저는 미리 대비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아’ 였어요.

Q. 그런데 예상을 너무 겸손하게 하신 게 아닌가요? 

😊동민(마케팅): 이전에 터진 이벤트들은 선물하는 게 당연한 날(ex: 크리스마스, 설)이었기도 하고, 혜택도 많아서 잘될 거를 예상했는데요. 사실 만우절은 선물하는 날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금전적인 혜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크게 기대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준비한 장난에 유저들이 정말 즐거워해주신 거죠. 

Q. (감동)아 그렇군요. 정말 좋은 이벤트였네요. 이번 만우절 이벤트의 꽃은 선물하기 카드가 아닐까 싶은데요. 카드 기획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동민(마케팅): 결국엔 만우절은 거짓말을 해야하니까, 반전 매력을 주고 싶었어요. 또 배민선물하기와 전혀 상관없는 거짓말은 안되고 서비스 가치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음식, 상품권 금액이랑 관련된 카드를 만들었어요. 카드 첫 장에는 치킨 한 마리를 선물받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뒷 장에는 사실 그 중에서 다리 하나만 주는 거였다던가, 10,000원에 당첨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00원이라거나 하는 식으로요.  또 선물하기와 아주 딱 맞지는 않지만 만우절에 핫한 것은 역시 ‘고백’인 거 같아서 장난 고백카드도 만들었습니다.

만우절_너랑나랑오늘만우절_글자와함께

만우절엔 역시 고백

🥨지원(PM): 선을 넘지 않는 장난을 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오류창 카드 아이디어도 있었는데요. 만들면 진짜인줄 아시고 고객문의가 많을 것 같아서 제가 적극 반대했는데 만들어서 요창님을 한번 놀려보았어야 했나 생각이 드네요.ㅎㅎ 

🎨선정(디자인): 이번 카드 만들 때 저만 한 게 아니라 팀에서 같이 아이데이션을 했어요. 어떤 제한을 두지 않고 일단 ‘킹받는 카드 아이디어’라는 제목으로 모았습니다. 낚시, 행운의 편지, 누가 봐도 가짜인 상품권 같은 아이디어들이 모였어요.   

Q. 오 가짜 상품권 재미있는데요? 이번 카드가 첫장과 뒷장이 다른 반전이 있어서 디자인할 때 이전 카드들과 달랐을텐데요. 그 과정을 얘기해 주세요. 

🎨선정(디자인): 맞아요. 하나의 카드로 보이면서도 반전이 있어야 했어요. 첫 장은 그럴싸하게 진지하게 만들고 다음 장에서 배달이나 메이가 나와서 속았지?라고 말하면서 약올리는 거죠. 앞에서 지원님이 말씀하셨지만 약은 올리지만 카드가 너무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 배달의민족에서 치는 장난인데 퀄리티가 ‘장난이라고 막한 건 아니야?’ 라는 느낌은 안 들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여러 명의 디자이너랑 같이 디자인 했는데요. 그 분들께 퀄리티를 특별히 더 신경써 달라고 주문 했습니다.

Q. 디자이너가 여러 명이 동원됐군요. 큰 프로젝트였네요!. 그럼 제일 아끼는 카드 이야기를 해볼까요? 어떤 카드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선정(디자인): 저는 복권카드요. 마치 10,000원인 것 처럼 생겼는데 뒤에 보면 100원인 카드예요. 이게 왼쪽정렬이라 100원 옆 오른쪽에 공백이 있거든요. 이 카드를 디자인한 정민님이 그 부분이 ‘킹 받는’ 포인트라고 하셨습니다. 화가 나서 좋았어요.   

만우절_복권_500_(1)

오른쪽 여백이 킹 받는 포인트!

😊동민(마케팅): 저는 떡볶이 카드를 보냈는데요. 떡볶이 카드는 앞장은 떡볶이가 맛있게 있고, 사실은 이게 떡볶이가 아니라 치즈만 주는, 치즈가 강조되는 카드예요. 다른 음식들은 토핑들만 봐도 맛있어 보였는데 이 카드는 떡볶이가 어둡게 변하면서 좀 맛없어 보였어요. 그래도 정말 치즈 토핑 정도는 추가할 수 있게 1,000원짜리 카드로 보냈습니다. 우정의 선을 지키면서 킹 받을 수 있도록요.(웃음)

선물하기카드_만우절_서비스추가장난_떡볶이_치즈추가

어둠의 떡볶이와 밝은 치즈

💻지혜(백엔드): 피자카드요. 피자가 아니라 실은 토핑인 고구마 무스 쏩니다라는 카드인데요. 그날 받은 친구가 제가 보내준 선물로 고구마 무스 추가했다고 하더라고요. 장난이었는데 뭔가 뿌듯했어요. 

🥨지원(PM): 저도 피자가 최애인데요. 500원짜리를 많이 보냈어요. 디핑소스는 추가할 수 있어서 적당했던 카드같아요. 

만우절_피자

우정과 재미를 한 번엔 잡은 고구마무스 카드

Q. 이번엔 요창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요창님이 “저는 한 게 없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진짜 그러셨을리는 없잖아요. 

👨‍💻요창(프론트엔드): 아닙니다. 정말 한 게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건데요. 톡으로 선물하기를 공유했을 때 금액이랑 상품명이 그대로 노출되는 형식이라 만우절에 반전을 위해 그걸 없애야 했어요. 그걸 처리하는 고민을 했어요. 그거 말고는 한 게 없어요.

🥨지원(PM): 요창님께서 한 게 없다고 하셨는데 전혀 아니고요.(웃음) 이전까지는 선물할 수 있는 최소금액이 1,000원 이었어요. 이번 만우절이 핑계삼아 소액 금액을 테스트 해볼 기회였고요. 만우절 이벤트는 끝났지만 이후로 언제든지 선물의 최소 금액을 100단위로 낮출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Q. 오오 그럼 만우절 이벤트 내년에도 하나요?

😊동민(마케팅): ㅎㅎ 내년이요? 아직까지 얘기된 바는 없지만… 여기서부터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만우절에 우리 서비스 장점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100원을 선물 받아도 배민에서 충분히 쓸 수 있잖아요. 서비스 가치를 전달하면서도 재미있는 이벤트여서 지속적으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그러려면 이제 카드로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나라는 걱정이 들어서 고민이 되긴 하네요. 

🎨선정(디자인): 저는 또 하고 싶어요. 이번에 만우절 카드는 두 장짜리 카드가 GIF로 돌아가는데 이제까지 만들었던 카드랑 형식이 다르기도 하고 만우절이랑 잘 맞는 포맷이었어요. 아직 해볼 수 있는 게 많은 거 같아서 또 해보고 싶습니다.  

🎈민경(PM): 100원, 200원 말고 커스텀 숫자로 보내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1004원(천사), 1987원(탄생년도), 1111원(빼빼로데이) 같은 것도 해보고싶다고 말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개발에 이슈가 없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지혜(백엔드): 개발 배워보실래요?(웃음)

Q. 여러분, 벌써 인터뷰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짧은 시간 같이 얘기 나눴지만 여러분의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이 서비스의 가치를 알면 안 쓸 수 없어!’라는 믿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답변을 여러분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은데요. 나에게 선물하기란?

😁 😂 😆 (모두 웃음)

👨‍💻요창(프론트엔드): 저 이 답변 준비해왔습니다. (떨린다) 나에게 선물하기는 선물처럼 찾아오는 셋째다. 왜 셋째냐면 첫째랑 둘째는 이미 있어서요. 처음 선물하기를 만들 때는 여러 팀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 형태였어요. 런칭하고 후에 갑자기 저희 팀으로 프로덕트가 넘어 왔어요. 갑자기 나타나서 귀찮은(?) 아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고 볶고 하다가 지금은 다 추억으로 변한 상태예요. 그래서 이 아이를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짧은 시간 아이를 키워보니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믿어주고 응원하는 것이 전부더라고요. 그래서 선물하기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Q. 셋째요? 이렇게 하시면 다음 분이 이야기하실 수 있을까요? ㅎㅎ

🎨선정(디자인): 아이 얘기를 하셨는데… 저에게 선물하기는 애인? 왜냐하면 선물하기 디자인을 하다보면 기념일도 챙겨줘야하고 축하해줘야하고 미안해하고 챙겨줘야 하거든요. 거의 매달이요. 애인보다 더 챙겨줄 게 많은 친구예요.

🥨지원(PM): ㅎㅎ떨리네요. 한 줄로 말하자면 선물하기를 보면 저를 보고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이 회사가 첫 회사거든요. 선물하기가 성장한다는 뜻은 곧 제가 성장한다는 뜻 같습니다. 선물하기를 매개로 일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민경(PM): 먹을 거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선물하기는 선물도 주고 먹을 것도 주니까 더 좋다. 

😊동민(마케팅): 나에게 선물하기는 아이스아메리카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늘 찾게 되잖아요. 제가 지금 여러 서비스를 맡고 있는데 매일 아아를 챙겨 먹는 것처럼 선물하기는 챙기게 되더라고요. 또 카페인처럼 잠 못 이루게 하는 매력적인 서비스다!  

💻지혜(백엔드): 저는 비유는 못하겠고요. 선물하기는 점점 욕심나는 서비스예요. 선물하기가 배민에서 마음을 주고 받고 사람한테 행복을 주는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팀에 들어오고 싶었고요. 행복을 전하는 수단을 개발할 수 있는 거에 의미를 느끼고 욕심이 점점 납니다. 

Q. 마지막 답변 골라서 쓰려고 했는데 다 써야겠어요. 그럼 여기서 마무리 해볼까요? 

🥨지원(PM): (다급히)저 할 말이 있는데요. 5월에도 많은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거든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선물하기로 선물하면 추첨을 통해 배민 상품권을 드리는 이벤트가 5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많이 참여 부탁드립니다~🎁❤️라고  꼭 넣어주세요! 

지원님 제가 여기에 넣었습니다! 😉

손혜진 님 사진

손혜진 기업브랜딩팀
배민다움을 알리는 마케터
밥은 꼭 먹고 합니다.

하나만 더 볼까?

몇 개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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