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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서비스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

2022.06.03

혹시 최근 B마트 주문하셨을 때 평소보다 빨리 온다는 느낌 받으셨나요?  받으셨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닐겁니다. B마트가 배송 시간을 줄이기 위한 물류센터 최적화 작업을 얼마 전에 마쳤거든요. 

2021년 9월에 시작된 B마트 물류센터 최적화 프로젝트는 상품 준비 시간을 40%나 줄인 의미심장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걸 가능하게 한 B마트의 물류개선팀과 풀필먼트시스템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봉다리1

일을 잘한다는 것

책 <일을 잘한다는 것> 에는 사과하는 기술이 능숙한 승무원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가 탄 비행기에서 기내식으로 카레라이스와 치킨 덮밥이 나왔는데 카레라이스가 먼저 품절되어 뒤쪽에 앉아있던 저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거예요. 그런데 승무원의 사과 기술이 너무 뛰어나서 서운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감탄을 합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같은 노선의 비행기를 탔는데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요. 이번에도 승무원에게 ‘프로의 사과’를 받았는데 저자는 의아한 기분이 들더래요. 

‘사과하는 기술을 연마하기 전에 사과할 일을 고칠 수는 없었을까?’

저자는 ‘전체를 바라보고 실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로 일하는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임기응변 기술만 능숙하게 쌓는 것이 아니라요. 

B마트 물류센터 최적화 프로젝트는 ‘일하는 감각’이 빛을 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느 날, B마트 물류 파트는 물류센터마다 상품 준비 시간이 다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주문 처리는 빨랐고, 어떤 주문 처리는 느렸습니다. 상품 준비를 기다리는 라이더의 불만도 생겨났고요.

B마트 팀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센터마다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기다림에 지친 라이더 분들에게 ‘프로의 사과’와 시원한 음료를 권하는 방법을 쓰지 않고! (B마트 나이스)  문제의 본질을 찾는데 주력합니다.

숲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를 살펴보다

인터뷰 참여
김태훈(물류개선팀)
신혜민(물류개선팀)
김인섭(B마트 풀필먼트시스템팀)

물류센터 최적화 프로젝트의 배경을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태훈님 : 먼저 B마트 물류센터 작업을 간단히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요. 고객이 주문을 하면 물류센터의 작업자들은 영수증을 확인한 뒤 선반에 진열된 상품들을 집어와 개별 포장하고(아이스팩, 에어캡 등) 잘못 포장된 것은 없는지 검증을 거쳐 봉지에 담아 라이더에게 전달합니다. 상품을 집어오는 과정을 피킹, 포장해서 라이더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패킹이라고 하는데요, 

물류센터마다 피킹/패킹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센터마다 시간 편차가 생기면 고객들의 불편함이 커지기 때문에 빨리 바로 잡아야 했어요. 라이더 분들의 불만도 생겼고요. 그래서 물류센터 최적화, 표준화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여러 팀이 힘을 합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B마트_도심형_물류센터_내부_모습(마포점)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태훈님 : 일단 물류센터의 업무 방식을 분석했어요. B마트 물류창고에는 경량 선반이 늘어서 있고 작업자가 선반 사이사이를 누비며 제품을 가져오는 구조인데 이 진열이 물류센터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곳은 잘 팔리는 걸 앞에 배치한 반면 어떤 곳은 카테고리별로 진열하는 식이었어요. 그래서 진열 방식을 최적화해서 통합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진열 방법만으로도 시간이 달라지는군요

태훈님 : 특히 카테고리별로 진열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익숙하긴 해도 효율적이지 못했어요. 새로운 기준의 진열 방법이 필요했어요.

새로운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태훈님 : 간단히 말씀드리면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을 작업자 동선에서 최단거리에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일평균 판매수량, 입고 수량 등을 반영해서 재배열했어요.

인섭님 : 이 기준을 세우기 위해 모든 물류센터의 작업 데이터를 추출했어요. 저희가 히트맵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도면도에 선반 레이아웃을 그려서 분석을 해봤습니다. 가장 잘 나가는 상품군은 빨간색 덜 나가는 상품군은 파란색으로 표시를 하고  동선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 빨간색을 몰아넣는 식으로요. 최단 동선으로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B마트_배송_콘텐츠_1

급할수록 맨 앞에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은 어떤 것들이에요?

혜민님 : 즉석밥이나 음료가 많이 나가고요. 

인섭님 : 막힌 변기 뚫어주는 그 뭐냐, 뚫어뻥도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아…정말 촌각을 다투는 주문이네요. 꼭 맨 앞에 진열해주세요.

태훈님 : 네 그럼요…. 아무튼 잘 팔리는 것들을 위주로 선반에 상하 배치까지 고려했어요. 윗칸에는 라면을, 아래 칸에는 과자를 넣고 맨 아래는 적재 공간을 위해 비워 놓는다던지, 그런 기준을 새로 잡았어요. B마트의 모든 물류센터를 갈아엎는 작업을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인 것 같은데요, 얼마나 걸리셨나요?

혜민님 :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 작년 9월이고 전 지점 작업이 끝난게 4월 중순이니까 거의 8개월 정도 걸렸어요. 

인섭님 : B마트는 도심형 물류센터라고 해서 소형 센터가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아요. 

1초씩 줄여나가는 느낌으로 

그럼 말씀하신 대로 진열 방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던가요?

인섭님 :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 가지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노력들이 반영되어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에요. 진열 방식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과정 중에 다양한 요인을 찾아서 개선했거든요. 

마라톤 선수가 기록을 1초씩 줄여나가듯 여러 노력을 모아서

인섭님 : 맞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변화가 진열 방식 개선이었고, 또 한 가지로 피킹 지시서의 디지털화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하, 피킹 지시서의 디지털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인섭님 :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이것도 최대한 간단히 설명드리면, 이전에는 작업자가 주문을 확인하고 종이 영수증을 출력해서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상품을 픽업했었거든요. 지금은 PDA(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를 씁니다. PDA를 쓰면 주문 확인과 동시에 상품이 어딨는지 확인할 수 있고, 최적의 동선도 추천해주거든요. 상품 픽업을 하면서 바코드 스캔을 할 수 있고요. PDA를 도입하고 나서 상품 픽업 시간, 동선, 오류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모여, 성공하셨나요!?

태훈님 :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였던 용산한남 센터의 경우 피킹/패킹 시간이 43.5%나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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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결과네요. 이 정도를 예상하셨어요?

인섭님 : 기대 이상이었어요. 내부적으로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경험에 대해 기준을 잡고 있었고 그런 기준에 따라 지켜내야 할 대략의 시간대가 있었어요. 그런데 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효과가 나온 거죠.

놀랍습니다. 혹시 수치적인 것 외에 피부로 느껴지는 효과가 있으세요? 고객 반응이라던지.

혜민님 : 요즘 B마트 빨라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요.

태훈님 : 센터에서 상품을 기다리는 라이더 분들도 많이 줄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섭님 : 저희가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B마트 딜리버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인섭닙 : 저희가 하는 일들은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느냐에 맞춰져 있어요. 오늘은 저희가 물류센터 작업 최적화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배송, 앱 내에서 사용자 경험, CS 등 수많은 일들이 모여 고객 경험을 만듭니다. 여러 팀이 힘을 합쳐 B마트를 더 쾌적하게 쓰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이용해주세요!

이상 숲과 나무를 모두 챙기며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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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경님 사진

성호경기업브랜딩팀
배민다움을 쫓는 콘텐츠 사냥꾼
종종 사냥 실패

하나만 더 볼까?

몇 개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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