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여기도?
배민이 만드는 인공지능 이야기
2021.12.14
배달이친구들을 아시나요? 배달의민족 앱을 자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앱 안에 여기저기 숨어있는 배달이를 많이 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간혹 헬멧 쓴 고양이도 보이고 말이죠.
이 친구들이 바로 ‘배달이친구들’입니다.
(왼쪽부터 하얀봉다리배달이,밥프트펑크배달이,감자배달이,냥이배달이, 냥이 위에 메이배달이,독고배달이, 왕배달이,검정봉다리배달이)
앱 안에서만 놀던 이 친구들이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왔다고 해서 그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일단 못 오셨던 분들을 위해 랜선투어 영상부터 따끈따끈한 현장사진 대.공.개!
이번 배달이친구들 팝업스토어에서는 그동안 배달이친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탄생 비화를 알 수 있어요.
팝업스토어를 직접 준비하신 디자이너분들을 모시고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여러분을 보니 마치 배달이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기분이 들어요. 오랜 시간 준비했던 팝업스토어 잘 마무리되었네요. 축하드립니다!
다같이: 모두 수고 많았어요!! (끝났다 꺅꺅)
Q. 현장을 보니 규모가 꽤 컸던 거 같아요. 각자 맡으신 작업이 무엇이었나요?
보리: 저는 이번 배달이친구들 팝업스토어 PM을 맡았어요. 배달이친구들이 팝업스토어라는 형식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고민하며 디자인 작업을 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관람객분들이 어떤 부분에서 와우포인트를 느낄지 설계했습니다.
영미: 저는 조형물과 굿즈들을 제작했습니다. 얼굴 표정의 미묘한 위치 변화, 색감, 깎인 면의 느낌 등을 잘 나올 수 있도록 제작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요.
상국: 공간설계와 집기 제작을 맡았습니다. 조형물은 어디에 둘지, 계산대는 어떻게 만들지, 공간설계를 진행하고 3D(스케치업)로 옮기는 작업들을 주로 했어요.
명인: 저는 배달이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소개해주는 전시공간의 기획과 제작을 담당했어요. 그런데 저 혼자 이 공간을 다 만든 건 아니었어요. 배달이TF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윤지, 김보영, 이보경, 박도연님과 함께 배달이 모션들과 조각을 제작하였고요. 배달이 조각들이 들어간 작업물들은 온라인브랜딩팀과 함께 만들었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배달이가 본격적으로 3D 입체물로 제작되어온 2017년부터의 작업물들이 전시되었으니 우아한형제들 디자이너 분들 모두 이 배달이팝업에 함께 하셨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저는 그 결과물들을 담아내는 그릇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두에게 박수를 짝짝짝👏)
Q. 이렇게 많은 분들의 손이 들어갔다니! 이번 팝업스토어는 왜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목표나 콘셉트가 있었나요?
보리: 배달이친구들은 <배달의민족> 앱 안에 항상 살아 숨 쉬고 있기는 하지만, 친구들 하나하나를 각 잡고 소개한 적은 많지 않았는데요. 이번 팝업은 <첫 번째>이기 때문에 배달이친구들이 오프라인으로 튀어나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어요.
상국: 보리님 말에 덧붙여 배달이친구들이 어려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ㅋㅋ) 본격적으로 배달이친구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첫 시도라 딱 봤을 때 직관적으로 마스코트와 스토리를 알 수 있는 기획이 필요했어요.
명인: 배달이 얘기를 하면 매번 “이걸 진짜 손으로 직접 깎아요?”라는 반응을 보인다는 말에 힌트를 얻었죠. 아무래도 처음 대중들에게 소개되는 배달이친구들 팝업이니, 이번 팝업에서는 “배달이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친구예요.”를 보여주려고 했었어요. 알고 보면 앱아이콘도, 배민이 만든 이벤트나 광고들도, 배달이의 모션들도 이렇게 손으로 직접 만드는 친구라는 걸 말이죠. 팝업스토어 벽에 크게 적어놨던 “우와~ 진짜 하나하나 만들어요?” 가 컨셉입니다!! ㅋㅋㅋ
여기서 잠깐!!
Q. 배달이는 왜 2D에서 3D조각 배달이가 되었을까요? 긴 머리를 단발로 싹둑 짜르기만 해도 엄청난 심경 변화가 있다고 다들 짐작하잖아요… 갑자기 확 바뀐 이유가 너무 궁금해졌어요. 우아한형제들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맡고 계신 명수님을 찾아가 그 대답을 듣고 왔습니다.
명수: 음…. 배달이는 왜 2D평면에서 3D입체로 바뀌어버렸나면요…. 음….. 그건……기존 만화로 쓱쓱 그리던 별로 인상적이지 않던 장난스런 그림들로는 시각적 힘이 좀 약해서…요… 입체감이 나야 좀 더 살아있는 것 같고 멋질 것 같아서고요… 컴퓨터3D렌더링으로 만들면 3D프로그램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만 재밌고 나머지 디자이너들은 재미없잖아요…. 다 프로그램 배우기도 좀 그렇고…. 다 같이 킥킥대면서 만들어야 재밌는데….. 그래서 컴퓨터 쓰지 말고 그냥 손으로 만들자고 했고… 다행히 만드는 친구들이 다들 재밌어하고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지 모에유~~ 그래서 그냥 하다보니까 처음엔 시간도 오래걸리고 가이드도 없어서 헤매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름의 요령도 생기고…..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손재주가 별로 없더라도…. 누구나가 만들 수 있는 방식이 생겼어요. 그래서 3D.핸드메이드로 바꾼건데…. 그 덕에 아주 독특한 배달이가 나와서 넘 행복해요. 호호❤
(배달이의 과거)
(배달이의 과거2)
100% Hand made입니다
Q. 배달이를 직접 깎는다고 들었을 때 어땠어요? 많이 당황하셨을 거 같은데..
영미: 처음에는 당연히 3D마스코트인 줄 알았어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재밌겠다’ 였고, 깎으면서는 회사에서 돈 받으면서 이렇게 일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저는 보통 힐링타임으로 배달이를 깎습니다.
보리: 저도 똑같이 ㅋㅋㅋ 회사에서 돈 받으면서 이렇게 수작업을 비효율적으로 해도 되나 싶어서 웃기기도 하고 즐거웠어요. IT기업 + 수작업 공방 두 가지를 모두 느낀 신기한 감정이었어요.
Q. 이번 팝업에서 그동안 만들었던 배달이 조각들을 보여주셨는데, 5년 전 자료들도 있더라고요. 조각들 보관은 다 어떻게 하셨나요?
영미: 옛날 비누로 깎았던 시절들의 조각부터 스컬피(하얀 지점토)로 변경된 이후 조각까지 나름의 카테고라이징을 했어요.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바닥에 앉아서 하나 하나 분류해 지금도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목업실 한쪽 벽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실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이번 전시 로고를 보고 흠칫 놀랐어요. (ㅋㅋ) 이거야말로 재밌는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거 같았어요.
영미: 만약 배달이친구들이 쓴 글씨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한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글자를 쓴다라기보단 모양을 보고 열심히 따라 그린다는 상상이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직접 왼손으로 써서 로고를 완성했습니다.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술 취해서 쓴 거 아닙니다)
Q. 오프라인 전시는 항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은데요.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요?
영미: 가장 어려웠던 건 민트 색상의 균질화였어요. 모든 작업자들이 공통으로 느꼈을 것 같아요. 배달이의 민트 + 현장에서 사용되는 민트 + 굿즈 패키지의 민트 등이 다 비슷하게 나오고 싶지만 민트의 굴레,, 쉽지 않았습니다.
명인: 제가 어려웠던 부분은… 제가 지금까지 온라인 작업을 위주로 해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오프라인 작업을 하면서 그 부담감이 힘들었어요. 온라인에서는 실수하면 Ctrl z를 누르면 되는데 오프라인에서는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걱정을 엄청 많이 했었죠.
상국: 현장 설치 시간이 쇼핑몰이 닫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2시간이 주어지는데요. 미리 만들어놓은 가구들을 확인하다 보니 계산대가 거꾸로 만들어져 온 것을 알게 됐는데 이걸 다시 만들어올 수 있는 시간이 안 되는 거예요ㅜㅜ(눈물을 닦으며)굉장히 당황했으나 가구를 뒤집은 채로 상판만 따로 제작하여 조립하는 임기응변을 발휘하였습니다. (땀을 닦으며)
Q.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드디어 오픈을 했을 때! 어떠셨어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상국: 저는 팝업 기간 내내 인스타그램에서 #배달이친구들 피드를 확인했는데요. 아이들이 라면소파에서 사진도 찍고, 컬러링존에서 그림도 그리는 사진들이 계속 올라와서 너무 행복했어요.
영미: 지나가는 관람객분들이 현장에서도 많이 이야기해주셨는데요, 그중 ‘배달의민족 진짜 잘하네’ , ‘마스코트 사업도 하는구나~’ 라고 말씀해 주실 때 개인적으로는 가장 뿌듯했어요.
명인: 일반 관람객분들이 배달이 자체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우리 구성원들 말고 다른 분들도 배달이친구들을 좋아해줄까?” 라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잘 마무리되어서 정말 기뻐요. 전시된 배달이들이 부서졌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슬펐지만 그 얘기는 결국 아이들이 와서 호기심을 가지고 만져줬다는 얘기잖아요. 그 생각을 하니 행복하기도 했답니다. 다음엔 아이들이 직접 배달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기획해보고 싶어요.
Q. 벌써 ‘다음에 또 한다면~이렇게 하고싶다’ 라는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다음 팝업에서는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보리: 어린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면 조형물을 좀 더 튼튼하고 크게 작업하고, 안전 장치도 잘 마련해서 마음껏 앉고 오를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미: 또 하게 된다면 다양한 굿즈를 많이 많이 만들고, 전체 콘셉트를 팝업 공간 전체에 명확하게 녹이는 컨셉츄얼한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상국: 저도 영미님 말처럼 콘셉트가 더욱 분명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기획 단계에서 나온 배달이친구들의 귀농살이, 배달이친구들의 실험실)
Q. 현장에 못 오셨던 분들에게 ‘이거 하나는 꼭 봐주세요~’ 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까요?
명인: 저는 배달의민족 앱 아이콘 제작 과정을 찍은 스톱모션 영상을 고르고 싶어요. 배달이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담았거든요.
(이렇게 촬영했습니다)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리: 이번 팝업은 <팀플레이 희망편>으로 요약하고 싶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킥오프 때는 이렇게 슬슬 시작하면 잘~ 되겠지! 하다가 점점 시간에 쫓기고 뭔가 문제가 여기저기 터지고 걱정하고 그런 게 어쩔 수 없는 패턴이라면 패턴인데… 이번에는 정말로 저희 팀 내에서 뿐 아니라, 모든 유관부서들이 먼저 나서서 서로 필요한 거 없는지 묻고, 한 번씩 더 체크하고, 상호 확인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꽃길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것이 느껴졌달까요? <배달이친구들 첫 번째 팝업>이라는 프로젝트를 잘되게 하기 위해서 모두가 뜻을 모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제 맘속에는 “고맙습니다”만이… 가득합니다. 이 공간을 마음껏 즐겨주신 관람객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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