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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서비스

GPT 서비스 ‘뚝딱’ 런칭될 줄 알았지

2024.04.09

3월 19일, 배달의민족 곳곳에 파란 얼굴을 가진 친구, 뚝딱이(메뉴뚝딱AI의 스피커)가 등장했습니다. 이 친구는 앞으로 사용자 여러분의 음식 선택을 다방면으로 도와드릴 예정인데요. 매달 배달의민족 내 서울시 가게들의 리뷰 백만건을 모두 읽고 음식 메뉴를 추천하는 메뉴뚝딱AI의 탄생 과정을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메뉴뚝딱AI는 이제는 많은 분들이 익숙해지셨을 GP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입니다.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킨 인공 지능 기술이죠. chatGPT에게 GPT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해주네요.

“컴퓨터에게 사람처럼 글을 쓰거나 대화를 하도록 가르치는 기술입니다. 마치 거대한 책 더미를 읽고, 거기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질문에 답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친구처럼요. 이 기술은 우리가 사용하는 검색 엔진부터, 대화형 인공지능까지 다양한 곳에 적용되어, 생활을 더 편리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GPT가 등장하고 많은 기업들 특히 IT기반의 기업들에서는 GPT를 어떻게 활용해볼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배민도 마찬가지였고요. 우리가 첫번째로 주목한 건 바로 추천이었어요.


1.1 메뉴뚝딱AI 탄생기 – 왜 추천인가?

뭐 먹을지 결정하고 배민에 들어오는 사람 vs 일단 배민을 열고 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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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뭐 먹을지 결정하고 배민을 사용하는 쪽인가요, 일단 배민부터 여는 쪽인가요? 아니면 어떤 날은 ‘떡볶이가 땡기는군!’ 하지만, 어떤 날은 ‘일단 배고프니까 배민부터 열자!’ 하나요? 배민 프로덕트경험분석팀의 조사에 따르면 배민 사용자들 중 52%는 메뉴는 정하고, 가게는 정하지 않은 상태로 앱을 사용하고, 32%는 메뉴조차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민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84%나 되는 사용자에게 배민앱에서 메뉴나 가게에 대한 탐색이 필요한 거죠. 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좀 더 의미있는 정보는 무엇이고, 그 정보를 전달할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사용자의 기호, 현재 시간, 날씨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메뉴를 제안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1.2 메뉴뚝딱AI 탄생 배경 – 왜 리뷰인가?

리뷰에 뭐뭐 쓰세요? 맛과 칭찬, 감사 그날의 분위기 온도, 습도…
배민에 리뷰 자주 쓰시나요? 리뷰 쓸 때 뭘 주로 쓰시나요? 맛있어요! 감사해요! 같은 단순한 리뷰들도 많지만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는지, 또 그 음식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적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하려던 맥락을 감안한 추천을 위한 정보는 바로 리뷰에 있었습니다. 양질의 리뷰는 배민의 강점이자 자산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주문하기 전에 리뷰를 참고해서 주문하고 있고요. 사용자들이 일일이 찾아 읽어야 했던 그 리뷰를 GPT가 대신 읽는다면 어떨까요? 사람이라면 읽기 힘든 수백 만 건의 리뷰, 그 리뷰더미에서 음식을 시킨 상황과 음식에서 좋았던 점을 발라낸다면, 상황에 맞는 메뉴추천은 금방이겠죠?

2.1 GPT에게 리뷰 읽히기

자, 그럼 리뷰 데이터를 GPT에게 다 읽혀보겠습니다. AI니까 금방 읽겠죠?
아니오. 아니었습니다. 아직 읽힐 준비가 끝나지 않았어요. 리뷰는 사용자가 직접 작성하니까 사용자의 개인정보같은 민감한 정보도 들어있을 수 있잖아요. 리뷰를 사용하는 일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리뷰만 사용하고, 리뷰 내용은 숫자로 치환해 내용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또 리뷰에서 꼭 남겨야 하는 내용도 정했습니다. 맛(달콤한, 고소한 등), 식감(쫀득쫀득한, 바삭한 등), 함께 먹는 사람(아이, 가족, 연인 등), 음식을 시켜먹는 상황(퇴근길, 재택근무, 야식 등) 등의 키워드만을 추출했어요. 이렇게 리뷰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추려서 키워드와 음식메뉴를 조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어요. 비로소 GPT가 읽을 수 있는 형태가 된거죠. 이제 GPT가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메뉴를 추천하거나, 사용자가 검색창에 입력한 조건에 맞는 메뉴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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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서비스의 얼굴 만들기 – 뚝딱이와 메뉴사진

앞서 소개한 뚝딱이는 서비스 곳곳에서 둥둥 떠다니며 메뉴를 추천해주는 메뉴뚝딱AI의 마스코트이자 스피커입니다. AI나 GPT같은 이름은 생소하고, 차가울 수 있어서 사용자들에게 는 친근하고 유익한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뚝딱이가 태어났어요. 어떤 형태, 어떤 색깔, 어떤 움직임이 우리의 서비스를 친근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가를 오래 고민했고, 수많은 시안 끝에 뚝딱이의 모습이 갖춰졌습니다. 배민앱에서 파란 얼굴의 뚝딱이를 만난다면 ‘아! 여기에서 GPT를 활용해서 추천을 해주고 있구나!’하고 반가워 해주시면 좋겠네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 귀엽고 똑똑한 뚝딱이를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품이 들어간 건 메뉴 이미지였어요. 추천 메뉴 꾸러미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사진이 메뉴를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사용자가 원하는 음식을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잖아요. 고퀄리티의 음식 사진을 찾고, 각 메뉴와 연결하는 매핑 작업을 하는데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렇게 서비스의 마스코트와 디자인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2.3 뚝딱이에게 말 가르치기 – 센스있게! 안전하게!

데이터베이스도 있겠다, 디자인도 완성했겠다. 이제 서비스가 완성되었을까요?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AI가 인간을 대신할 거라는 두려움이 있죠? AI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만들면서 ‘아니야. 일단 당분간은 그럴 일은 없겠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직 서비스가 완성되지 않았어요. 

GPT에게 리뷰를 읽히기 위해서 GPT가 읽기 쉽게 리뷰를 다듬어 주어야 했잖아요. 이제는 그 리뷰를 읽고 추천하는 뚝딱이에게 말을 가르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물론 GPT는 말을 잘합니다.  하지만  GPT가 하는 말이 배민에 어울리는지, 또 추천에 어울리는지, 사용자가 알아듣기 쉽게 말하는지와는 다른 문제였어요.  

GPT는 메뉴명과 메뉴가 추천되는 맥락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추천된 가게 리스트를 설명하는 문구를 작성합니다. 이 설명문구를 작성하는 뚝딱이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했습니다. UX 라이터와 브랜딩 마케터들이 머리를 모았습니다. 뚝딱이는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어떤 기질인지, 나이가 있다면 몇 살 쯤인지, 혹시 T인지, F인지 말이에요. 그렇게 정리된 아이덴티티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하나는 서비스 방향성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작성하게 하여 잘못된 정보를 방지하는 것과, 사용자에게 유머러스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유머와 감성을 담은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이에 맞는 예시 문장들을 학습시켜서 센스 있는 문장을 작성할 수 있는 뚝딱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뚝딱이가 센스 있는 문장가가 되기까지는 예상치 못한 문제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백종원도 자주 찾는 비빔밥 맛집”과 같이 유명인의 실명을 거론하거나, “육개장은 국내산 소고기를 사용하여 풍미가 뛰어납니다”와 같이 주어진 정보에 없는 원산지와 같은 정보를 거짓으로 만들어 내기도 했어요. 이런 문제는 서비스에서 사용하면 안 되는 단어나 표현, 그리고 부적절한 맥락을 필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수정하여 해결했습니다. GPT가 제공하는 정보가 우리의 가이드라인과 법률에 부합하게 말이에요. 

서비스에 노출되는 문장들을 이렇게 다시 한 번 검수함으로써 처음에 계획한 것보다는 다소 재미가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더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GPT를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고 친근하면서도 사용자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3.1 드디어 메뉴뚝딱AI 런칭! 맥락 추천… 낯설다 너

리뷰를 추리고, 디자인을 하고, 말을 가르친 끝에 드디어 서비스가 런칭을 했습니다! 리뷰를 뚝딱!읽고, 메뉴를 뚝딱! 추천해준다고 해서 메뉴뚝딱AI라는 서비스 이름도 생겼어요. 짝짝짝.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닙니다.

메뉴뚝딱AI는 맥락을 덧붙인 ‘메뉴’를 추천하지만 이전까지의 배민 앱에서는 대부분 내가 좋아할만한 ‘가게’를 추천해주었어요. 그러다보니 사용자들은 검색창에 메뉴나 가게를 넣는데 익숙합니다. 맥락을 검색하는 게 낯설다는 거죠. 이제는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가 좋아서 익숙해질때까지 쓸 수 있게 만드는 일이 남았네요. 

앞으로 는 배민 검색창에 원하는 맛이나 상황을 입력해보세요. 퇴근길에 집으로 출발하며 음식을 미리 시켜두고 싶다면 ‘퇴근길 메뉴’를, 매콤한 음식이 땡긴다면 ‘매콤한 메뉴’를, 과음으로 해장이 필요하다면 ‘해장 메뉴’를 입력하는 거죠. 그러면 배민의 다른 사용자들이 직접 먹고, 리뷰를 남긴 바로 그 메뉴들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맛이나 식감을 선호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지금 음식을 시키는지, 그리고 누구와 함께 음식을 시키려고 하는 지에 따라 적합한 메뉴를 추천하는 것이 메뉴뚝딱AI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소재를 발굴하고, 사용자들의 상황과 취향에 맞는 메뉴를 추천해나가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와 추천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게요.  

이러한 노력을 함께 하고 있는, 메뉴뚝딱AI 서비스의 스피커 뚝딱이의 자기소개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쳐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의 수많은 리뷰 속에서 여러분의 맛있는 선택을 도와드리는 뚝딱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음식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분께 좋은 음식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아직 배워가는 중이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러분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최고의 메뉴를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배달의민족 안에서 제가 제공하는 메뉴뚝딱AI 서비스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신다면, 저는 여러분의 식사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함께 더 많은 맛집과 메뉴를 탐험해보아요!

오혜진님 사진

오혜진생성AI프로덕트팀
서비스 기획자, 데이터 프로덕트 PM, 데이터 분석가를 거쳐 생성 AI 기반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는 뚝딱이 보호자입니다.

하나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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