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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기 좋은 회사

배민엔 E만 다니나요?

2023.03.08

어느 날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던데?”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E(외향인)만 다닐 수 있다니 그런 회사가 어딨어요?  라고 말했지만 마음속에서는 한 가닥 의심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가만 보자. 같이 일했던 분들을 생각해보면…

그래, 다들 활발하고 사교적이었던 것 같고…오가며 인사하는 분들의 에너지를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야, I (내향인)들은 눈에 띄지 않을 뿐일 거야…

그렇게 의심과 확신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어느 날 결심했습니다. 

‘그래, 직접 취재해보자!’

이것은 특정한 성향의 사람들만 다니는 회사가 과연 존재하는지, 왜 그런 이미지가 생겨나는지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그 시작은 인사팀입니다. 

균도님반갑습니다. 인사조직팀 김균도입니다

혹시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 들어보셨어요?
그런 루머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습니다. 

그런 소문이 생긴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외부에서 보시기엔 송년회 같은 행사 모습이라든지 회사에서 발행하는 브랜드 콘텐츠 등에서 외향성 느낌 나는 분들이 많아 보여서 그런 것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루머일 뿐인가요?
네. 꼭 E만 많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행사 모습이나 브랜드 콘텐츠를 자세히 보시면 저 같은 내향인들이 구석구석에 잘 숨어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인사관리 차원에서 MBTI를 파악하고 계시나요?
MBTI로 구성원의 성향을 파악하지는 않아요. 다만 저희 팀에 MBTI를 굉장히 즐기시는 구성원분이 있어서 재미로 여쭤보는 경우는 있습니다. 맹신하면 안 되겠지만 사람들의 성향을 가볍게 알아보기는 참 간편한 수단인 것 같아요. 

배민 구성원들과 다른 회사 구성원들의 결정적인 차이를 느끼신 적 있나요?
출근 첫날의 기억이 생생한데요, 사람들 각자의 개성이 정말 강해 보였어요. 머리 스타일, 의상, 말투, 출신, 연령, 이런 것들이 다양했다는 게 제겐 굉장히 새로웠어요. 일할 땐 그런 다양성을 신경 쓸 일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죠.

인사 전문가 균도님의 시선으로는 특정 성향보다 다양성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건데요, 곧장 채용 전문가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유리님안녕하세요. 채용팀 정유리입니다. 

혹시,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 들어보셨나요?
들어봤습니다.

그런 소문이 생긴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희의 행사나 외부 활동들이 워낙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기도 했고, 몇몇 본인만의 캐릭터가 확실하신 구성원분들의 외부 강연을 통해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배민에는 어떤 성향의 분들이 주로 지원하나요?
직무 특성에 따라 성향이 보일 때도 있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편중되는 성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회초년생의 경우 회사 이미지상 외향적인 분들의 지원이 더 많은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MBTI가 어떻게 되세요?
INTJ입니다. 

I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유리 님의 말대로 외부에서 보는 배민의 활동들이 ‘E만 다니는 회사’라는 인상을 만들었을까요? 실제로 그런지 최근에 입사한 분을 찾아갔습니다. 

진솔님올해 입사한 온보딩팀 김진솔입니다!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사교적인 외교관 ESFJ입니다 😀 말 그대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하는 유형이라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겨하는 성격입니다! 

입사 전에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 들어보셨어요?
들어본 적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배민다움 Today나 유튜브에 배민 관련 영상만 봐도… 다들 E 유형의 성격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특히 배민다움 today에서 사원증 촬영 현장을 소개한 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다들 개성 넘치는 컨셉으로 찍으신 걸 봤는데(링크)… 다들 E 유형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ㅎㅎ( 물론 그중에 I가 계실 수도 있지만요!)

루머의 근원에 배민다움today도 있었다니… 뜨끔했습니다.

그런데 입사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I유형을 가지신 분들도 꽤 많이 있어요! 제가 이제까지 만나 뵀던 분들을 비율로 따지면… 반반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런 걸 떠나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너무 좋아요! 좋은 분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더욱 좋은 분들이 많아서 더 좋았습니다!

짧은 대화에도 범상치 않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진솔 님의 진솔한 답변이었습니다. 배달의민족 브랜드 이미지가 활달한 느낌이라 자연스레 일하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배민 특유의 브랜드 활동이 이미지 편향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는 없을까요? 배민에서 기업브랜딩을 맡고 있는 동시에 E를 대표하는 구성원을 만나봤습니다. 

유나님E를 대표해서 나온 기업브랜딩팀 김유나입니다

브랜딩실 소속이자 대표적인 E 구성원으로서, 배민의 활발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일하는 사람들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제가 일하는 주변에는 I가 정말 많고요.ㅎㅎ 우아한형제들 백스테이지에서 관찰하다 보면 구성원들이 다 다르다, 정말 다양하다는 깨달음이 크게 오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일관성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진짜 멋진 일이죠. 

일관된 배민 브랜딩도 결국 E와 I가 어우러져 만든다는 거군요.
맞아요. ‘E의 모습’이라고 느껴지는 외부 행사나 이벤트, 콘텐츠 같은 결과물은 모두 합심해서 만드는 거니까요. 또 배민이 하나의 인물로 사람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왔구나 싶어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으로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배민 구성원들만의 바이브랄까? 공통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나요?
분명히 있죠. 밖에서 보면 ‘E스러움’으로 느껴지는 것의 실체는 ‘열린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E는 E대로, I는 I대로 서로에게 마음이 대체로 열려 있어요. 일할 때 도움을 구하면 어떻게 하면 이걸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해주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그런 적극적인 성향이 서비스나 브랜딩 활동으로 나타날 때 E 같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E로서 일하는 데 좋은 점이 있다면?
제가 하는 일은 최전방에서 사람들을 만나야 해서 트렌드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질적으로 저는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관심이 아주 많거든요.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는 거 너무 짜릿하고 재밌지 않아요? ㅋㅋㅋ (라고 말하면 I 동료들은 진절머리 나 하겠죠) 

같이 일하는 동료분들이 유나 님을 부담스러워할 때가 있다? 없다?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서슴없이 말을 시키지? 

배민이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브랜딩 차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유나 님의 해석, 마음에 와닿네요. I를 대표하는 구성원의 이야기까지 들으면 분명해질 것 같아요.  

지산님ISTP와 ISFP를 오가는 배민스토어전시개발팀 오지산입니다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 들어보셨죠?
아뇨 들어본 적 없습니다. 저는 소문 같은 거 전해 들을 수 있는 인맥이 없어서…

…네. 그럼 혹시 일하면서 E가 많다는 느낌을 받으신 적 있나요?
지금 개발자들로만 구성된 팀에 있는데 I가 80%를 넘어서 매우 조용합니다. 조용하게 친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매우 좋은 분위기입니다. 다만 화상 회의는 조금… 정적이 길어요. 하지만 정적도 좋습니다.

I로서 배민에서 생활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만든 게 잘 돌아갈 때마다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채팅 기능을 만들었는데 사용자들이 1분에 몇 만 건씩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정산 기능을 만들었는데 몇십 개 상품에 대한 금액이 1원까지 잘 분배될 때 느끼는 짜릿함은 이쪽 직군의 기쁨인 것 같습니다. I로서 관심받는 건 부담스럽지만 제가 만든 기능은 관심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같이 일했던 E 구성원으로 인해 부담스러움을 느낀 적 있나요?
가끔 E인 구성원분들과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다 보면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 주실 때가 있는데 그러고 사무실에 돌아오면 오늘 일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다시 힘내서 일하면 됩니다. 하하 너무 좋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혹시 배민 구성원들만의 바이브랄까? 묘하게 공통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나요? 있다면 어떤 성향인가요?
지금은 구성원이 정말 많아져서 공통적인 성향을 알아내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은데 제가 교류했던 분들은 웃음에 대한 욕심이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신규 입사자분의 이름으로 꾸준히 삼행시를 짓는 분도 있고, 사내 구성원 참여 프로그램이 열리면 조용히 활약하는 분들을 봤었어요.

본인과 비슷한 성향의 친구가 배민 지원을 고민한다면 뭐라고 조언해주실 건가요?
E든 I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회사이고 전사 행사에서도 I친구들은 조용히 칵테일 마시고, E친구들은 포토존 섭렵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회사이니 부담 갖지 말고 지원해 보라고 해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부담스러우면 I 80%의 비율을 자랑하는 저희 팀 오라고 하겠습니다.

이쯤에서 배민이라는 회사가 E는 E라서, I는 I라서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인터뷰해주신 모든 분의 이야기에 공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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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인터뷰 내내 반복되는 단어가 있었는데 발견하셨나요?

바로 ‘행사’입니다.

도대체 그 행사가 뭐길래 행사 사진을 본 사람들은 ‘배민엔 E만 다니나 보다’ 한 걸까요. 

‘피플실’을 만날 차례입니다.
바로 그 ‘행사’를 만든 사람들이니까요.

하나님피플실 소속 사내커뮤니케이션팀 나하나입니다

MBTI가 뭔가요?
ISFJ 수호자입니다. 다들 E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 사실… I입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외향적인데, 사실 본모습은 내향적인 면을 갖춘 잇프제랍니다.

배민엔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 들어보셨어요?
네, 주변에서 E가 많을 것 같다는 질문을 받아본 적도 있어요. 저도 입사했을 때는 이곳은 정말… E 편한 세상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지요. 지금은 제가 배민의 기업 문화를 수호하고 있지만요.

그동안 수많은 구성원을 만나왔는데 실제로 어떤 모습들인가요?
당연히 E가 많을 것 같지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그냥 대화할 때와 일할 때의 성향이 다른 분들도 계시고, 내성적이지만 많은 동료 앞에 나서야 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분들도 계셔요. 특히 저는 업무 특성상 구성원의 숨은 매력을 찾아내야 할 때가 있는데 일할 때랑은 다른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분을 보면 감탄해요.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계획할 때 구성원들의 다양한 성향을 고려하시나요?
예를 들어 전사 행사 콘텐츠를 기획할 때,  ‘와… 나는 참여하기 어렵겠다.’, ‘부담스러운데…?’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신경 쓰는 편이에요. 예전에 ‘복고’라는 키워드로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드레스코드에 진심인 분들이 너무 많아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분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하셨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에는 드레스 코드를 알릴 때, 준비하는 구성원 입장에서 마음의 부담이 없도록 포인트 컬러, 아이템 위주로 안내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냥 파랑이라고 했을 뿐인테 파파 스머프나 유도복 입고 오시는 구성원들이 있는 재미있는 회사입니다 ㅋㅋㅋ) 

여전히 배민 지원을 주저하는 분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나처럼 차분하고 조용한 성향도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며 망설이고 계신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각자의 매력으로 시너지를 내는 조직이니까, 배민에 오셔서 함께, 재미지게 일해요^^*


이것으로 ‘배민은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은 소문일 뿐이었다고 결론지어도 될까요?

아니죠.
마지막으로 하나가 남았습니다. 

이 모든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배민 전사 구성원 E & I 투표!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E&I_슬랙_실시간_투표_현황두구두구두구두구

 결과는 놀랍게도, 외향인(E) 43.5%  vs 내향인(I) 56.5% 로 내향적인 구성원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I

저희는 물론 전사 구성원들이 다 같이 놀란 결과였어요.
(내심 E가 너무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I 분들 그동안 뭐 하고 계셨던 거예요!?
아, 눈에 잘 안 띄게 활동하신 거겠죠. 존중합니다…

이제 “배민은 E만 다닐 수 있다?”는 소문의 진짜 결론입니다. 

내향인(I) 여러분 오해입니다. 아무도 여러분에게 부담 주지 않습니다. 
외향인(E) 여러분 와서 즐기세요. 당신의 흥을 지지합니다.

배민은 모두를 환영합니다. 🙌🏻
우아한형제들에서 만나요.

성호경님 사진

성호경기업브랜딩팀
배민다움을 쫓는 콘텐츠 사냥꾼
종종 사냥 실패

하나만 더 볼까?

몇 개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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