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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기 좋은 회사 왜 해요? 시리즈

배민신춘문예 왜 안해요? 

2022.09.06

배민신춘문예는 2015년 봄에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음식을 주제로 한 짧은 시 공모전입니다. 2015년 개강 시즌에 대학생들과 소통할 캠페인을 만들면서 세상에 나왔는데요. “신춘문예”라는 권위있는 이름을 가져다 패러디하고, 치킨 365마리의 파격적인 상품을 걸면서 1만 7천점이 넘는 작품이 접수된 게 그 시작이었어요. 8년 째 이어오고 있으니 가장 오랜 기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배민의 브랜딩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잠시 쉬기도 했는데요. 

너무 오래 쉰 탓일까요…? 2022년 봄을 앞두고, 배민신춘문예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고민 1) 2년간 안해도… 별 문제 없네?
(안 하면 큰일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고민 2) 여러번 진행해 온 프로젝트라 좀 뻔할 것 같은데?
고민 3) 배민신춘문예 안 하면 새로운 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2년의 공백기를 계기로 배민신춘문예 프로젝트 자체를 출발선에 두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배민신춘문예를 왜 할까? 고민하다보니 ‘꾸준히 계속해 온 프로젝트니까’라는 일종의 진리 같은 이유 외에는 다른 명분이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배민신춘문예는 후보로 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유튜브 시리즈물부터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맞닿아 있는 캠페인까지 재밌는 씨앗들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사람 마음이란게 참 이상하죠? 매력적인 아이템들이 급부상(?) 할수록 옆으로 제쳐둔 배민신춘문예가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다 좋은데.. 근데.. 배민신춘문예는 왜 안하지? 라는 의구심이 문득 들었습니다.

배민신촌문예_본문-워드

NEW 프로젝트냐 vs  배민신춘문예냐 고민했던 시간들

배민신춘문예 왜 ‘안’해요?
말장난 같기도 한데요. 배민신춘문예를 왜 하지?를 대체 왜 ‘안’하지?로 살짝 비틀어 생각해보았어요. 

사실 배민신춘문예는 배민 브랜딩 캠페인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캠페인이에요. 2019년까지 약 52만 개의 응모작을 모았으니까요. 풋하고 웃기거나 아~하고 공감되는 수상작들은 지금도 회자되기도 하고요. 역대 수상작들을 다시 살펴 보니 이런 크리에이티브는 어디서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배민신촌문예_본문-역대수상작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아직도 무궁무진 할 것 같은데…! 

배민의 고객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판을 잘 깔아 본다면 드립 장인들이 분명 보석 같은 시를 보내줄 것이라는 믿음이 다시 싹텄습니다. 무엇보다 마케터에겐 반복되는 프로젝트지만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 용기를 주더라고요. (심지어 2년간 쉬었는데.. 충분히 신선할 수 있어! 할 수 있다!) 

이쯤되니 명쾌해지는 거예요.

배민신춘문예, 왜 안해요? 안 할 이유가 없는데요?? 라고 말이죠. 

브랜딩 업무 중 반드시,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찾는 것은 어려워요. 브랜드에 곧장 이익을 가져다 준다거나 서비스나 제품의 퀄리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니까요. 마찬가지로 배민신춘문예도 꼭 해야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프로젝트를 ‘왜 하는지’ 다시 고민해보고 공감하고, 서로를 설득해 보는 것은 중요했어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 순간, 오히려 이 좋은 캠페인을 왜 안해야되지? 재밌게 만들어보면 되잖아! 라며 덤벼보게 되더라고요.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마침내 2022 배민신춘문예가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이쯤해서 2022 배민신춘문예의 키비주얼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번 배민신춘문예 키비주얼에는 2022년 지금의 우리가 ‘쓰는 방식’이 담겨있어요. 태블릿 PC로 쓰는 손글씨, 아이메시지(와 거기에 붙은 하트), 또 이와 대비되는 아날로그한 매력의 연필까지… 너무 귀엽지 않나요? (콩깍지… 이해해 주세요..🙏🏽)
배민신춘문예_1920x710

그래서 다시 돌아온 2022 배민신춘문예,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연도 응모작 수
2015년 32,170개
2016년 57,977개
2017년 58,286개
2018년 123,648개
2019년 249,393개
2022년 ???

최종적으로 2022 배민신춘문예는 무려 537,784개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이는 역대 배민신춘문예 중 최다 응모작수고요.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응모작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기록이에요.

배민신춘문예를 담당했던 마케터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배민신춘문예 하고 나면 반 년이 지나가 있다. “

초기 기획부터 홍보, 응모 오픈, 심사, 수상작 발표, 수상작을 활용한 광고, 콜라보, 콘텐츠 제작까지 (헥헥..)
연말에 패딩을 입고 준비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 할 때쯤엔, 반팔 입는 여름이 코앞에 와 있다는 것이죠.
물론 가끔 이걸 왜 하고 있을까? 하는 현실 자각타임이 올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희한하게 이런 반응들이 눈에 들어와요. 본문-인스타

많은 분들이 드립하면 떠오르는 재치 있는 친구들을 소환해 같이 응모하기도 하고요. (상 받으면 뭐할까 행복회로를 돌리며..🙏🏽) 본인이 쓴 시가 과연 수상할 수 있을지 결과 발표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합니다. 수상작을 공유하며 웃음과 공감을 보내기도, 수상 불발을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지요. 물론 등단한 시인은 주변 친구들과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요. 

이렇게 고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변에 소문내고 마지막까지 기대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캠페인은 배민 안에서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8년 동안 6번이나 열린 캠페인인데 말이에요. 

3년 만에 열린 배민신춘문예에서 묵혀온 기량을 마음껏 발산하는 시인들의 작품과 댓글 반응을 보는 것이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이 맛에 배민신춘문예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배민신춘문예를 하면 매출이 오르나요? 라는 질문에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배민신춘문예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이라면 ‘배달의민족’이라는 서비스에 호감 한 스푼 정도는 더 얹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배민을 생각하며 풋! 하는 유쾌한 감정을 떠올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배민신춘문예 수상작 한 줄에 찡한 감동을 받기도 하면서요. 그냥 배달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배민신춘문예 그거 나도 해봤는데~”라며 이야깃거리 하나 보탤 수 있는 살짝 가까운 사이가 되는 거죠. 그러다보면 배민으로 먹는 한 끼가 내 인생을 맛깔나게 만드는 기쁨과 위로가 되는 날도 있을 거예요. 배민신춘문예의 진짜 매력은 이런 웃음과 공감의 순간을 직접, 누구나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잠깐 꺼질 뻔 했지만 다시 활활 불이 붙어버린 2022 배민신춘문예🔥
따뜻했던 봄날, 함께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역시… 하길 잘했어요💗 헤헤 

풋! 하게 웃기고 아~ 하고 공감되는 수상작은
👉🏽 2022 배민신춘문예 사이트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To. 누가될지 모르는 내년 배민신춘문예 담당자님💌
제가 확실하게 얘기해 드릴 건 하나 뿐이에요.   

배민신춘문예, 재밌어요. 진짜로요. (진심…)
2023 화이팅🧡

그런데 내년에 배민신춘문예 하나요…?!

끗.

<왜 해요? 시리즈> 
커버스토리 – 배민 그거 왜 해요?
1. 배민라이브 왜 해요?
2. 매거진<F>, 왜 해요?
▶️3. 배민신춘문예 왜 안해요?
4. 배민리뷰챔피언십 왜 해요?

김선미님 사진

김선미브랜딩Y팀
배민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많이!

하나만 더 볼까?

몇 개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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