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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살기

발달장애인과 함께 만든 쉬운 배달앱 사용법

2022.06.09

이 일은 한 통의 메일로 시작되었어요.

2021년 4월, 사회적 기업 ‘소소한소통’에서 첫인사와 함께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셨어요. 발달장애인분들과 가족분들, 복지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배달앱 사용법을 안내해 주세요”라는 요청이 1위로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함께 이 일을 해결해 보자고 제안해 주셨어요. 그 무렵, 시각장애인의 앱 접근성 개선에 대한 부분은 여러 고민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개선은 저희도 방법을 몰라 고심하고 있었죠.

 

발달장애인분들이 배달앱을 사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발달장애인분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어요. 전문가분들께 발달장애인분들이 겪는 어려움을 듣고, 무엇이 필요한지 조언을 구했어요.

 

발달장애를 지닌 분들은 주로 ‘비장애인이 보는 정보’에 대해 동일한 이해가 어렵고 ‘발달장애’를 하나로 묶기엔 한 분, 한 분이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모두에게 ‘똑같은 해결책’을 제안할 수는 없다고 해요.

 

그래서 가장 적절하게 필요한 것이 ‘쉬운 정보와 안내서‘라고 해요. 발달장애인분들은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순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그림책 같은 안내서가 있으면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할 수 있다고 해요.

 

시각장애인은 촉감으로 읽는 글자인 ‘점자‘가 필요하고

청각장애인은 손으로 대화하는 ‘수어‘가 필요하듯이

발달장애인에게는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쉬운 정보‘가 필요한 것이죠!

  

근데, 쉬운 정보가 진짜 도움이 돼요?

사실 처음엔 저희도 의아했어요. 앱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설명서 같은 ‘안내서’를 제공한다는 것이 ‘발달장애인분들께 진짜 도움이 될까?’라고요. 의문을 없애고 확신을 키우고자, 여러 참가자분들을 모시고 그룹테스트를 진행했어요.

 

참가하신 분들 중, 홀로 배달앱을 사용할 수 있는 분들은 한 분도 없었어요. “모르겠어요. 어려워요. 이해가 안 되어요.”라는 의견과 함께 막막한 표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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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쉬운 배달앱 사용법’ 초안을 꺼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선생님들과 함께 ‘주문하기’를 시도해 봤어요.

시간은 꽤 오래 걸렸지만, 참가자분들은 스스로 돈가스와 피자, 도시락 세트,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죠.

늦은 점심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모두가 뿌듯했어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라는 마음과 참여자분들의 ‘해냈다.’라는 마음이 모인 순간이었거든요.

 

“배민앱은 안 해봐서 시도를 못했는데, 해보니까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나중에 친구들이랑 배달로 음식도 시켜먹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동생이 매번 주문해줬는데, 제가 혼자 처음 해보니까 어렵고 복잡했어요.”

“이해 안 가는 것도 많아서 어려웠는데, 책도 보고 선생님 설명을 들으니 따라 할 수 있겠어요.”

참가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토대로 <쉬운 배달앱 사용법>을 수정했고, 디자인을 다시해서 최종본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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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전국의 발달장애인 기관과 자립 주택에 10,000부

2022년 4월, 가가호호 신청하신 분들께 3,900부가 전달되었어요.

물론 <쉬운 배달앱 사용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발달장애인분들과 함께 이렇게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발달장애인분들이 홀로 주문에 성공하고, 직접 주문한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었던 점심이 오래도록 기억날 거 같아요. 그리고 더 쉽게 배달의민족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좋은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게요.

 

이 일의 시작을 제안주신 사회적 기업 ‘소소한소통’과 그룹테스트에 함께해 주신 참가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쉬운 배달앱 사용법>은 이곳에서 PDF로 확인할 수 있어요.

With 가치경영마케팅팀 남효정

우영희님 사진

우영희가치경영마케팅팀
배민의 가치 있는 활동을 알리고, 만드는 일을 해요.
마음이 담긴 이야기를 듣고, 읽고, 알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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