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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서비스

프로덕트의 비전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클릭하시오💦

2022.03.10

우아한형제들에서 팀명을 지을 때 한 가지 규칙이 있어요.

“무슨 일을 하는 팀인지 정확하게 전달되는 이름이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덕트비전팀이 생겼습니다>

프로덕트비전팀…?😮

프로덕트와 비전이요…?😮

너무나 낯설고 신비로운 팀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프로덕트비전팀은 무슨 일을 하는 팀일까요? 어떤 비전을 보고 있을까요? 프로덕트비전팀에서 일하시는 조관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프로덕트비전팀’이 무엇을 하는 팀인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 프로덕트비전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지는 3~4개월 됐어요. 이 팀의 이름이 다소 좀 응? 스러울 수 있어서 제 입사 때 히스토리를 먼저 소개시켜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입사한지 한 4년 좀 넘었는데 처음 들어오자마자 받은 미션이 라이더앱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당시엔 라이더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도 안되어 있고 그냥 라이더 분들께 개별로 다운 받을 수 있게 다운로드 링크를 드렸어요)

그때 제가 했던 일이 그날 퇴근길에 바로 라이더 분들이 근무하는 강남센터로 갔거든요. 라이더분들이 실제로 이 앱에서 기대하는 점이나 어떤 고민을 하면서 앱을 쓰는지 인터뷰했어요. 이 인터뷰를 통해서 저도 잘 몰랐던 라이더분들의 신세계(?)를 경험하면서 라이더 분들도 나름의 패턴이 있고 유형별 각자의 노하우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어요. 지금처럼 크라우드 방식의 라이더 개념은 없었지만 ‘그냥 단순히 콜만 받는 앱이 아닌 것 같은데 라이더앱의 진짜 가치는 뭘까?’ 라는 고민을 시작했고요

그때 느꼈던 건 이런 가치를 고민하는 건 그냥 1회성이 아닌 누군가는 계속 고민하는 게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일종의 고객 리서치라고 부를 수도 있고요. 약간의 미지 영역인데, 그 서비스를 써야 하는 대상을 깊게 알아보는 시간들을 그 이후에도 기회가 날때 마다 틈틈이 가졌어요.

그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행동을 관찰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1~2년을 보내면서 그런 고민을 전담해서 할 수 있도록 UX리서치팀을 만들었어요. 주로 사용자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일을 했었고요. 그렇게 사용자를 깊게 들여다보는 조직을 운영해가다가 최근에 새롭게 요구받은 미션은 리서치의 범위를 넘어서 좀 더 프로덕트 측면에서 앞을 내다보는 일까지 챙기면 좋겠다. 프로덕트가 앞으로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로드맵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차근차근 미래를 가시화해나가는 조직으로 역할을 확장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CPO(Chief Product Officer)님이 주셨어요. 그래서 조직에서 좀 더 선행연구를 하고, 전략을 짤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으자 해서 현재의 ‘프로덕트 비전팀‘이 생겼어요.

Q.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찾고, 중심을 잡는 팀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 네, 비슷해요. 우리가 속해있는 산업 군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이슈들이 배민 안에서 좀 더 의미 있게 소비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는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지금 현실을 되게 깊게 보기도 하고요.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하는 지점을 계속 생각하는 팀인 거 같아요.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길 중간에서 연결점을 찾는 역할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면 종종 재밌는 배민 리뷰가 주요 커뮤니티에 돌아다니기도 하고 또 주변 지인 중에 동네 맛집을 쫙 꿰차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어떤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 현상들을 찬찬히 잘 살펴보면 분명 이런 이슈들이 우리 안에서 충분히 더 가치있게 소비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연결점들을 잘 찾아내고 구체화해서 실제로 사용자들이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고민들을 앞으로 많이 할 예정이에요.

Q. 프로덕트비전팀은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나요?

: 크게 두 파트로 나눠져 있어요.
1. 사용자들을 실제로 만나고, 고객들이 갖고 있는 가치를 찾는 사람들 (리서치 파트)
2. 향후 2~3년 후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 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것들을 준비해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 (전략 파트)
명시적으로 딱 파트를 구분하고 있진 않지만 이렇게 리서치와 전략을 고민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Q. 근데..프로덕트랑 서비스랑 다른가요?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 사실 이런 용어에 대한 구분은 사람마다 다소 다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되게 깊게 설명하기도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서비스랑 프로덕트랑 크게 구분을 지어서 정의하진 않고요. 일단 프로덕트라는 용어의 실제 정의는 ‘디지털 프로덕트’를 줄인 말로 회사에서 만들어낸 상품이긴 한데 디지털 프로덕트(디지털화 된 상품)라는 뜻이에요. 그걸 쉽게 프로덕트라고 하고요.
서비스라는 단어는 워낙 모호하고 또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보니 이 업계에서 산업을 꾸려가는 사람들이(개발자, PO, 디자이너 등) 본인의 업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그렇게 표현하는 거 같아요.

Q. 개인적으로 우리 프로덕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 모두 애착이 가지만 최근 거로 말씀드리자면, 비밀번호 입력하는 페이지가 있어요. 그 페이지가 어느 시점부터 건조하게 나오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열려라 참깨’ 이런 포인트도 있었는데요. 

밥 먹기 전에 가장 설레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기분 좋을까? 기대감이 생길까?’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사실 별거 아닌 지면일 수도 있지만 흔한 비밀번호 입력 페이지에서도 ‘배민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죠. 우리 프로덕트는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던 과제였어요. 

img_내용

이렇게 눈에 확 띄는 페이지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족계정’을 좋아해요. 평소 와이프랑 연락을 많이 하지만 음식을 주문하는 시점에 서로 상황을 공유하게 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일을 하고 있을 때 메세지 한 줄이 와요. ‘아이들이랑 설렁탕 먹고 싶어서 시켜먹어~’ 음식을 시키는 거지만 특정한 관계에서 우리 프로덕트가 매개체가 되는 기분이 좋았어요. 우리가 전하고 싶은 따뜻한 가치가 잘 녹아있는 기능 같아요. 

Q. 근데 사실 비밀번호 입력 페이지 같은 경우는 굳이 안 고쳐도 되는데 (다른 급한 일도 많은 상황에) 우선순위 조율에 어렵지 않으셨나요? 

: 맞아요. 일하는 사람들의 싱크가 잘 맞아야 하는게 중요해요. 다행스럽게도 이 일을 하는 구성원들이 우리가 우리답게 보여지는 고민은 다 한 켠에 있는 거 같아요. 우리 프로덕트가 우리 가치를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논도 많이 하고요. 당연히 상황을 보긴 봐요. 이 간단한 페이지가 나오기까지  20~30개 시안들이 있었고,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Q. 프로덕트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 ‘수퍼앱’이라고 부르는 키워드를 지향하면서 새로운 고민들이 생겼는데 크게 3가지 정도를 꼽아본다면
음식을 고르는 것, 빠르게 장을 보는 것,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돈을 쓰는 것 등등 배민앱 곳곳에

(1) 흩어진 단편적인 경험들을 하나의 의미 있는 가치로 쭈욱 꿰는 일
(2) 사람들이 와서 길을 잃지 않고 돌아다니고 또 원하는 것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
(3) 한번 들어오면 오래오래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일

Q. 계속 변화하는 일들이 우리 프로덕트에 어떤 의미인가요?

: 편하게 음식을 소비하는 거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일상에서 훨씬 더 많은 영역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즐거움의 영역을 더 키우고 싶어요. 

Q. 좋은 프로덕트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저희 용어로 하자면 ‘쉽고, 명확하고, 위트 있게’라고 생각하는데. 크게 3가지 축으로 보자면 제일 첫 번째는 무조건 고객이에요. 일상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해결해 주는 프로덕트요. 우리는 그걸 기술을 통해서 해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앱 쓸 때 깜짝깜짝 놀랄 때 있지 않아요? 저는 이 앱이 ‘나를 알아보나?’ 싶을 때 있어요. (아이폰이 사진을 모아서 보여줄 때, 슬랙도 오랜 시간 대화 안 하면 알아서 정리해 주고) 기술을 통해서 ‘오!’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끝으로는 비즈니스를 뺄 수 없어요. 좋은 프로덕트가 지속 가능하려면 돈이 되어야 해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하고, 주머니에서 돈을 기꺼이 꺼내고 싶게 만드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3가지의 하모니가 잘 이뤄져야 좋은 프로덕트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프로덕트비전팀의 비전은?

: 저희도 우리가 하는 일이 뭘까 계속 고민하는데요. 프로덕트를 만드는 조직은 단기적이던 장기적이던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저희 팀에선 특히 향후 2~3년 우리가 어떤 수준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대부분 지금 현재에 대한 고민과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하긴 하는데, 곧 다가올 미래(2~3년)에 대한 고민은 막상 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프로덕트의 비전을 가시화하고, 프로덕트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계속 닦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경진 님 사진

최경진 기업브랜딩팀
배민다운 콘텐츠를 고민하는 마케터
모든 음식은 다 맛있다. 내가 만든 거 빼고.

하나만 더 볼까?

몇 개만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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