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여기도?
배민이 만드는 인공지능 이야기
2022.02.08
도서비 지원은 배민의 오랜 복지 제도 중 하나입니다.
책 값 부담이 없어진 만큼 평소 좋아하던 장르의 책뿐 아니라, 훨씬 다양한 분야로 취향과 관심을 넓힐 수 있게 됐어요. 저를 포함해 정말 많은 배민 구성원들이 이 복지 제도 덕에 책과 한결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년 한 해 동안 배달의민족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산 책은 무엇일까요?
“오! 재밌겠다🤭”
주간 배짱이 에디터들 모두 이 아이디어에 솔깃했습니다. 하지만 솔깃함은 곧 섬뜩함이 됐어요.
한 해 동안 구성원이 산 책 리스트를 로우(raw) 데이터로 받아, 하나하나 수기로 카운팅 해야 한단 걸 알게 됐거든요. “오, 재밌겠다”가 “오, 우리 죽겠다😇”로 변하는 순간. 그래도 “이건 못 참지”로 마음을 다잡은 배짱이팀의 인간지능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미 느끼셨겠지만 저희 팀 대부분이 J입니다
전달받은 로우 데이터에는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배민 구성원이 구매한 책 약 6만 권의 책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주간 배짱이팀 내 최고 엑셀 전문가의 지휘 아래, 에디터 4인의 단순 노동 대장정이 시작됐죠. 그렇게 장장 3주만에(💀) 카운팅을 완료했어요. 비오 님이 카운팅 스타할 때 저희는 제발 카운팅 스탑을 외치면서 말이죠. 자, 이렇게 첨단 인간지능으로 집계한 최종 결과를 공개합니다.
#1.
2021 배민 구성원이 가장 많이 읽은 책 TOP10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위를 차지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배민 구성원들에게도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장르로 구분해보면 소설 4편, 경영 경제 4편 , 철학 1편, 사회 1편으로 구성됐네요.
배민 TOP10에 두드러지는 특이점도 발견됐습니다. 바로 경영, 경제 분야 책들의 강세였어요. 특히 「왜 일하는가」, 「일의 격」, 「프리워커스」는 배민 TOP10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작년 재태크 열풍과 함께 여러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주식 관련 서적이 배민 TOP10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 또한 재밌는 점입니다.
#2.
배민이 특히 더 사랑한 책들
「왜 일하는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저희 회사의 추천 도서였어요. (노파심에 말하면 공식적인 권장 도서라거나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일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바라볼지 우리에게 생각을 남기는 책입니다. 저도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선배가 추천해줘 인상 깊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혹시 안 읽어보셨다면 강력 추천드려요👍
「일의 격」은 최근 김범준 대표님이 중간 리더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시면서 화제가 된 책이었어요. 완독한 분들의 후기 또한 좋아 저 역시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책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는 편입니다)
최근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브랜드, 모베러웍스의 브랜딩 과정을 담은 「프리워커스」도 순위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랜딩을 고민하는 스타트업 관계자, 그리고 마케터라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 넌지시 권합니다. (책 내용도 흥미롭지만 표지 디자인이 예뻐 덜컥 사게 되는 함정도 있습니다)
#3.
분야 별 상세 순위
배민 구성원이 눈에 띄게 많이 찾은 몇몇 카테고리가 있어 따로 집계를 해봤습니다. 그중 TOP10 도서들을 제외하고 다시 순위를 나열해보았어요.
📘개발 관련 도서 BEST3
1위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2위 리팩터링
3위 엘레강트 오브젝트
저는 제목을 봐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책들! 동료 개발자에게 물어봤더니 한 마디로 정의를 내려주었어요. Back to the basic! 개발의 기본기를 다지는 책들이 BEST에 올랐네요.
📗마케팅 관련 도서 BEST3
1위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2위 필립 코틀러 마켓 5.0
3위 넛지
두 거장의 책과 「넛지」의 역주행이 눈에 띄는데요. 마케터들이 「넛지」로 스터디를 하는 바람에 회사 안에서 뜻밖의 바람이 불었다는 소소한 tmi 전해드립니다.
📕자기계발 관련 도서 BEST3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2위 데일 카네기 인간 관계론
3위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세 책의 공통점을 꼽자면 ‘관계 맺기’가 아닌가 싶어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 구성원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결국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겠지요 🙂 참고로 저도 위의 세 책들은 모두 샀답니다!
#4.
에디터들이 전하는 깨알 포인트들
1. 일잘러가 되고픈 마음
배민 TOP10에 오른 책들을 보며 구성원들의 고민이 뭔지 바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일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일을 더 잘 하기 위한 고민입니다. 관련해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다른 책으로는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16위), 「메타 버스」 (18위), 「규칙 없음」 (28위) 등이 있었습니다.
2. 도서 지원 제도의 순기능
엑셀, SQL, 구글 스프레드시트, PM직무잘하기, 리더십, 소통 같은 직무 관련 도서들도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어요. 책값에 구애받지 않게 되자 쉽게 구매해 공부하고, 동료들한테도 권하고, 같이 스터디하거나 모임을 만드는 등 좋은 사내문화가 만들어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3. 제목만 보고도 빵 터진 책들
하나하나 카운팅 하다 보니 세상에 이런 책이 있냐며 빵 터지는 일이 종종 벌어졌어요. 심지어 그걸 구성원이 샀다는 사실에 한 번 더 터지고요. 제목이 압권이었던 책과 에디터들의 코멘트를 전합니다.
1) 70년대 생이 운다 : 울지마 바보야!!
2) 오늘도 개발자가 안된다고 말했다 : 개발자님, 그래도 어떻게 안 될까요?
3) 가진 돈은 몽땅 써라 : 다 쓰고 읽으셨을까, 읽고 다 쓰셨을까
4)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그것 참 궁금하군요.
5) 따님이 기가 세요 : 기 쎈 게 어때서😠
수만 권의 책을 카운팅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지만 사실 많은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주변에서 자주 회자되던 책이라 당연히 리스트에 있을 줄 알았는데 순위권에 없기도 하고, 처음 보는 책인데 이렇게나 많은 구성원들이 읽었음에 놀라기도 하고요.
새해에는 더 폭넓은 독서를 하자고 다짐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에는 저희도, 여러분들도 함께 책책책, 책을 더 읽읍시다! (라고 해놓고 아직 한 권도 안 읽었다고 한다)
P.S. 혹시 몰라 말씀드리면 협찬이나 금전 지원 등이 저어어언혀 없음을 덧붙입니다.🤗
글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