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여기도?
배민이 만드는 인공지능 이야기
2021.11.23
올해 2021년에도 배달의민족의 새로운 글꼴이 제작되었는데요!
지난 3년간 만들어오던 을지로체 시리즈의 마지막 ‘을지로오래오래체’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을지로체시리즈의 마지막과 함께 총망라한 전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2021년 9월 29일부터 10월 19일까지 진행된 ‘을지로입구99번출구’ 전시였습니다.
전시 내용은 모두들 보러 오셨을테니(모두 보러오셨죠?ㅎㅎ)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 아무도 몰랐을 전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해 보려 합니다.
자! 우리 전시할 건데 다들 모여바바!
하나의 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팀에서 많은 분들이 모였어요.
“그런데..우리 무슨 전시하나요?”
많이 모인 만큼 다들 생각하는 전시의 모습이 다른데요. 그러면 우리 각자 생각하는 전시의 모습을 그려보고 발표해 볼까요?
그렇게 팀원-팀장님-실장-부문장님까지 각자 생각하는 이번 전시의 모습을 발표를 했어요. (두근두근)
(다같이 모여서 발표하는 중)
짜잔~ 이제 이 프로젝트는 몇 사람의 주도하에 끌려가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발표한 모두의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다 다른 전시의 모습이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글꼴을 활용한 체험이 가득한 공간을 만들자’
그리고 이전의 전시와는 다른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할지, 오프라인으로 할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전시들이 이미 온라인 전시를 하고 있던 시기라 저희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투표도 해보았는데 딱 5:5 !!)
‘우리 안 해본 것을 한번 해보자’의 두렵고 설레는 한마디와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개최가 가능할지에 대한 불안한 걱정거리를 없애고자 이번 전시는 온라인으로 해보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회사 밖의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비대면으로 만난 첫 미팅)
저희 스스로도 회사 밖 전문가분들이 표현할 배달의민족 전시의 모습이 궁금했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즐거웠습니다. 수많은 고민 중 몇 가지만 이야기 드리자면
첫 번째 고민, 전시 기간이 긴데(9/29~10/19)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다시 들어오게 만들까?
두 번째 고민, 글꼴을 활용해서 어떤 체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세 번째 고민, 그래서 이번 전시의 이름은 무엇인가?
우선 첫 번째 고민!
이번 전시는 9/29일부터 10/19일까지 무려 21일간 진행되었는데요! 우리는 왜 전시 기간을 길게 잡아 사서 고민을 하는 걸까요?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온라인 전시는 대관료가 없어서 원하는 만큼 오래 할 수 있었고, 그래서 기왕이면 여러분들을 오래 만나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전시 기간을 길게 잡아서 오래 만나는 건 되었는데 자주 만나고 싶기도 했어요.
길고 긴 전시 기간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다시 오게 만들 것인가. 이때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우리가 사는 도시를 생각해 보면 적어도 1년 길면 한평생을 살지만 거리를 지겹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도시에는 매일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풍경이 바뀐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다른 옷을 입는다. 이런 크고 작은 일들이 공간에 생동감을 주고 활기를 불어넣는 것 같다.
우리가 만들려는 온라인 공간에도 이와 같은 크고 작은 일들, 해프닝이 있으면 살아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방문했던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들고, 다시 와도 지겹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 고민!은 첫 번째 고민과 이어져있는데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해프닝 모두 글꼴을 활용한 체험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는 어떤 체험을 하게 할 것인가?
우선 아이디어를 모아보았고 백만스물한 개의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1+1=3이 되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있었어요. 이 아이디어에 저 아이디어 붙이고 저어어어기 끝에 있는 아이디어 가져와 붙이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래의 8가지 해프닝으로 추려졌습니다.
1. 을지로 말풍선 던지기
떠들썩한 행사장에 꼭 있는 물풍선 던지기 게임! 글꼴을 활용하여 ‘말풍선 던지기’게임으로 만들어보았어요.
풍선의 처음 모습은 ‘을지로체’ 부풀리기 시작하면 ‘을지로10년후체’
부푼 풍선을 던져 터트리면 ‘을지로오래오래체’로 흔적이 남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말풍선을 던지며 자신만의 흔적을 남겨보는 해프닝이었어요.
2. 을지로 시계
시간을 담은 글꼴인 을지로체 시리즈를 시계에 녹여보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을지로체-을지로10년후체-을지로오래오래체로 변하는 모습의 시간을 감상해 주세요.
불멍, 물멍에 이은 시계멍! 시간이 지날수록 닳아지고 다시 채워지는 모습을 멍하니 보다 보면 어느새 닳아짐보단 닳아지는 과정에 눈이 가게 됩니다. 과정의 시간을 지켜보는 해프닝이었습니다.
3. 을지로 디제잉
을지로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는 DJ분과 함께 을지로의 사운드를 녹음하여 을지로체를 타이핑할때마다 들리는 을지로의 사운드! 그리고 문장을 완성했을 때 조합된 사운드로 디제이가 되어보아요.
을지로의 간판 글씨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듯이 을지로체에 을지로의 사운드를 담아보았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소리도 좋지만 한 문장을 완성했을 때 내가 쓴 한 문장은 여러 소리가 들려오는 을지로의 한 골목이 됩니다.
4. 손으로 걷는 을지로
온라인에서 우리는 발이 아닌 손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는데요. 손으로 걸어보는 을지로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을까요?
을지로 골목을 지날때 마다 들려오는 여러 이야기들. 의미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쌓여 그 말들은 추억이 되고 세월이 됩니다. 툭툭 던지는 말들을 마주하며 세월을 쌓아보세요.
5. 을지로 작가들
지금까지의 전시들에서는 작가의 작업 결과물을 보곤 했는데 결과물이 아닌 을지로 작가들의 작업과정의 시간을 관람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과정이 있기에 결과가 있습니다. 을지로체 – 을지로10년후체 – 을지로오래오래체도 그렇습니다.
을지로를 터삼아 작업하는 25팀의 작가들의 과정의 시간을 한데 모은 해프닝입니다.
6. 을지로 박물관
배달의민족은 을지로에서 어떤 것들을 보며 영감을 받아왔을까요? 배달의민족이 을지로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이야기 드릴 기회가 없어 이번 기회에 각각의 순간들과 그 순간에 대한 한마디를 한데 모았습니다.
순간 순간들이 모인 과정의 시간을 느낄 수 있어요.
7. 2350명의 을지로체
글꼴 하나를 만들려면 최소 2350자의 글자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각자 마음에 드는 조합으로 글자를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2350명이 모두 모였을 때 완성되는 글꼴을 감상해 보세요.
한 사람당 한 글자만 고를 수 있습니다. 신중히 고른 글자는 클릭할 때마다 을지로체 – 을지로10년후체 – 을지로오래오래체로 바뀌게 되며 글자와 배경의 색 조합도 바뀌는데요.
마음에 드는 조합을 찾으려 계속 클릭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과 애정이 깃든 나만의 글자가 완성됩니다.
모두의 시간과 애정이 깃든 을지로체를 감상해 보는 해프닝이었습니다.
8. 을지로 라이브
공간에 활력을 주는 것에는 음악만 한 것이 없죠! 을지로 풍경에 녹아들고 공연에 녹아드는 을지로라이브 공연!
(유튜브 배민라이브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크고 작은 해프닝들을 공간에 모두 풀어놓게 되면 각각의 체험에 집중할 수 없기에 메인 공간에서 ‘포탈’,’게이트’를 통해 각각의 해프닝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가게 만들자. 그리고 이 포탈,게이트의 모습을 저희는 ‘문’의 모습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세 번째 고민!은
그래서 이번 전시의 이름은 무엇인가?
각 게이트를 통해 만나보는 여덟 개의 해프닝과 이것들이 모여있는 가상의 을지로 도시!를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지하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을지로역에 내려 다양한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 어느 출구로 나가도 을지로지만 다른 위치 다른 모습의 을지로를 만나는 모습. 이번 전시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몇 번 출구로 나오라고 할까? 9번? 10번? 9와 4분의 3번? 애매하게 하지 말고 있다고 생각도 못 할 99번 출구로 말을 해보자!
그렇게 저희 전시의 이름은
로 정해져 전시를 무사히 진행하였고 감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다시 한번 전시에 와주셨거나 오지 못하셔도 한 번쯤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며
2021 배달의민족 을지로입구 99번출구 전시 비하인드 이야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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