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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기 좋은 회사 해외사업

해외진출 그거 어떻게 하는 건가요?

2021.08.31

안녕하세요:D 우아한형제들 브랜드 마케터입니다.

저는 19년 8월부터 20년 7월까지, ‘배민다움을 전파하라’라는 미션을 수행하러 베트남에 파견을 다녀왔는데요. 그 당시 저에게 미션을 주셨던 (ㅎㅎ) 기완님이 오랜만에 한국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해외사업 특집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의 뒷 이야기, 지금 시작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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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완님 오랜만이에요! 한국에 오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약 3주 정도 됐네요. 지난주에 자가격리를 마쳤고요. 벌써 5번째, 총 70일가량을 자가격리하면서 보내게 됐네요.

Q. 벌써부터 해외사업의 고단함이 느껴지는데요, 오늘 그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짧게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부문장, 배민 베트남 법인장을 맡고 있는 인기완입니다. 배달의민족에 합류 하기 전에는 9년 정도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일을 했고, 그 전에는 국내의 다양한 회사를 …. (생략)

Q.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고,  베트남에 도착했던 첫 날 기억하시나요?

2018년 10월 9일 이었어요. 제가 10월 8일에 입사를 했고 그 다음 날 갔거든요. 그래서 정확하게 기억납니다. 베트남은 이전에도 업무차 자주 왔다갔다 했었고, 6년 전 잠깐 살기도 해서 제게 친숙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그 6년 사이에 베트남이 너무 많이 변했더라고요. 특히나 오토바이가 훨씬 더 많아졌고, 녹색 옷을 입은 G사 라이더들이 온 도시에 깔려있었습니다. 호치민을 살펴보는데 어느 지점에 서서 도시를 바라봐도 시야에 G사가 다 걸리더라고요. 경쟁사가 이렇게까지 잘하고 있는 도시라니 두려움이 생겼었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는, 큰일났다 싶었죠. (ㅎㅎ)

Q. 너무 변한 베트남도 낯설었을 것 같고, 처음 만난 배민 구성원 분들이랑도 호흡을 맞추는데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게다가 일면식 없이 모두 베트남에서 처음 만난 분들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업무스타일이 빡빡하기로 유명한 컨설팅 회사에서 온 사람이라 업무방식이 너무나 달랐죠. 전 회사에서는 숨이 넘어가듯 일을 했었어요. 매순간 목숨 걸고 전투하듯이요. 그런데 배민 구성원분들은 좀 더 자율적이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더라고요. 크리에이티브함이 특화된 조직이라는 것을 겪어보면서 깨달았죠. 20년 전엔 저도 한 크리에이티브 했거든요. 2000년대 초 벤처 붐 시기에, 회사 안에서 반바지 입고 킥보드 타는 사람으로 사진과 함께 신문에 크게 난 적도 있어요. 그 시절 기억이 다시…썸네일_1080_1

Q. 앟ㅎㅎ 그 신문 꼭 찾아서 사진을 보고 싶네요 ㅎㅎㅎ 저에게 기완님은 늘 강하고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에요. 걱정거리를 가득 안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은 잘 상상이 안 되기도 하는데, 힘드셨던 순간 당연히 있으셨겠죠? 

엄청 많죠. 엄청 많았고, 서비스를 준비할 때조차도 이거 과연 될까? 론칭 잘 할 수 있을까? 시작을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베트남을 좋아해서 한 선택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베트남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략이 맞다, 틀리다조차 가늠할 수 없었죠.

그래서 그냥 했어요. 모르겠으니까 ‘일단 우리가 아는 선에서 해보자, 해보고 뭐가 잘못됐는지를 파악해보자, 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빠르다.’ 라며 일단 시작했습니다. 100점 짜리 계획을 세우려고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70점 짜리 계획이라도 실행해보며 보완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론칭 이후,  다른 지역에 확장 진출했을 때, 자신만만하게 시작했지만 이용자들이 예상보다 쉽게 늘지 않아 당황한 적도 있어요.

Q. 그런 고민들은 어떻게 해결하셨요? 문제를 마주했을때 나만의 해결법 같은 것이 있나요? 

어느 분야든 나보다 경험도 많고, 더 잘 아는 사람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빠르게 찾아서, 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요. 그 이야기가 100% 다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거기서 단서를 찾습니다.

예를 들어, 새롭게 진출할 지역을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베트남 분들에게 각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요. 베트남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사업을 해본 사람들에게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해외사업은 결국 경험이 없는 상황을 마주할 때가 더 많기 때문에, 파편적으로라도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거기서 단서를 발견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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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말 매 순간이 도전인 것 같아요. ‘해외에서 일한다’는 건 ‘해외에서 거주한다’와는 또 다른 얘기잖아요. 현지 구성분들과도 생각을 맞춰야 하고요.

로컬 구성원들과 일을 잘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관습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 나라의 역사도 알아야 하는 것 같고요. 저는 초반에 박물관을 많이 갔어요. 가서 적혀있는 글은 싹 다 읽어보고, 추가로 책도 찾아보고, 베트남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듣기도 하고요.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형성되는 그 나라 사람만의 특성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 이해를 시작으로, 베트남 구성원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나 회사에 바라는 바 등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Q. 저 역시 초반에 적응이 어려웠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그때마다 한식당에서 맛있는 걸 사주셔서 다시 의지를 다지고 했었어요 ㅎㅎ

호치민에 있던 한식당 많이 갔죠 ㅎㅎ

저도 현지의 구성원들과 한국에서 파견 온 구성원들이 잘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노하우가 부족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면서 서로 일하는 방식부터 역할을 대하는 태도까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죠. 저에게도 새로운 자극이었고 많은 배움이었어요. 무작정 베트남에 와서 함께 맨땅에 헤딩해준 한국 팀원분들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Q. 맞아요, 저 이외에도 한국에서 파견와서 일한 분들이 꽤 계셨고, 이제 기완님께도 데이터가 쌓이셨을 것 같아요. 해외사업에 적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자세가 기본인 것 같으세요? 

호기심이요. 유연성 또는 열린마음이라는 표현은 추상적인 것 같고요, 좀 더 근원적으로 들어가면 호기심이 있는 것 같아요. ‘ 여긴 왜 그럴까? 저 사람은 왜 저러지?’ 라는 궁금증이 생기면 모든 상황을 탐구하려 하고 재미있게 느끼죠. ‘나한테 왜 저래?’ 라는 방어의 태도가 아니라 ‘왜 저럴까?’ 라는 호기심은 결국 사람을 유연하게 만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채용 인터뷰를 많이 진행하다보면, 가끔은 차별적인 태도를 가진 외국인 지원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때 기분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왜 저런 생각을 가지게 됐을까?’ 라는 호기심이 먼저 발동해요. 옳든 그르든 그렇게 된 사회적·문화적 이유가 있을 거란 말이죠. 이제 그 다음은 제 몫인거죠. 이 나라에서 이런 특성의 사람은 피한다든가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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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벌써 베트남 배민도 3년차 서비스가 되었어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셨어요?
1주년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구성원이 많아져 새 오피스로 이사하고 맞이하는 행사였어요. 저는 베트남에 없을 때라 화면으로만 현장을 접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게 되더라구요. ‘론칭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 했었는데, 어느새 구성원들 사진이 쫙 붙어있는 현장 사진을 보니 참 많이 컸구나 싶었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어요. 그리고 행사가 끝나고 구성원들이 SNS에 회사를 자랑스러워 하는 글을 올리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또 한번 기쁨도 느꼈고요. 그 뒤에 2주년 행사도 있었지만 1주년이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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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는 기완님과 베트남 구성원들

Q. 맞아요 저도 그 현장에 있었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그럼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서 나라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베트남을 선택하시겠어요? 

우아한형제들을 선택할지부터…..

농담이고요 ㅎㅎㅎ  역동적이고 발전의 기회가 많이 있다는 관점에서 다시 돌아가도 베트남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Q. 역시 발전의 나라 베트남! 배민 베트남은 지금은 어떤가요? 잘 되고 있죠?
아시다시피 베트남은 한국보다 경쟁 상황이 치열해요. 푸드 딜리버리를 하는 서비스들이 많아서, 사람들의 선택지가 더 다양하죠.  배민은 그 중에서 주문수 기준으로는 2~3위, 호치민 지역만 봤을 땐 2위입니다. 딱 2년 만에 이룬 성과예요. 특히나 한국 배민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업문화와 한국의 브랜딩 방정식을 통해 성과를 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배민 베트남만의 고유한 문화도 자리잡았고요.

그리고 베트남 IT업계에서 자꾸 배민 출신 인재를 영입해가요. 그게 속상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업계에서 인정받는 인재로 함께 성장한 구성원들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Q. 엄청나네요! 오늘 인터뷰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트남어로 마지막 인사 부탁드려요!

Đi thẳng (디탕)* 직진! 

*Đi thẳng(디탕): 대중교통 보다 택시를 많이 타는 베트남에서, 외국인들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만큼이나 많이 쓰는 단어 

해외사업 시리즈1. K-말장난도 베트남 진출! (베트남 진출 엿보기)

(현재글)해외사업 시리즈2. 해외진출 그거 어떻게 하는 건가요? (해외사업부문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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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영브랜딩 Z팀
안녕하세영:D 브랜드 마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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